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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훈 전 고산이장님을 추모하며
작성일2014-11-13 11:14:23조회1,545

수월봉에 별이 되어 남은 고광훈 전 이장님을 추모하며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전용문

 

지난 주말 암으로 투병중이던 고산1리 전 고광훈 이장님의 부음 소식을 들었다. 암과 싸우고 있던 지난 2년간 병을 이겨내고 앞으로 더 많이 할 일이 많다던 그에게서 전해진 뜻밖의 소식은 나에게 뜨거운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나는 한걸음에 빈소가 있는 고산으로 달려가 그의 영전을 바라보며 그를 생각해 보았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2011년 봄이었다. 그때만 해도 제주도 지질공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였다. 그는 마을이 발전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노라고 하였고 그렇게 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가 시작되었다. 바람의 언덕 수월봉이라는 거창한 제목아래 뜨거운 여름날 엉알길과 당산봉, 차귀도 코스를 만들고, 풀을 베고, 이정표와 안내판을 세우고, 해안가 쓰레기를 치우고, 책을 만들고, 주차장에 줄을 그으며 그해 여름을 지났다. 처음에는 두명이 시작했지만, 계속된 그의 노력과 설득으로 참여하는 사람들도 차츰 늘어나 청년회장, 부녀회장, 잠녀회장을 비롯하여 자체 해설사까지 행사준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3주간의 제1회 트레일 행사가 열렸고 많은 탐방객들이 수월봉과 차귀도의 경관에 감탄을 쏟아냈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그는 부인의 동의도 없이 본격적으로 생업이었던 식당일과 밭일을 놓아두고 지난해보다 더 열심히 사람을 만나고 막걸리를 대접하였다. 그 덕분인지 제2회 행사에는 마을 학교와 학원, 동우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였고, 보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려 수월봉 트레일이라는 말이 도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점점 잘 해보고자 했던 때문일까 수월봉 탐방객이 늘어나고 트레일 행사가 단순히 지질공원 걷기축제가 아니라 마을 잔치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그의 건강은 급격이 나빠졌다. 급기야 암 선고를 받고 자리에 누운지 2년이 못되어 53세의 짧지만 길었던 생을 마감하기 까지 그가 마지막으로 지켜가고자 한 것이 바로 수월봉이다.

2011년 탐방객 기록조차 없던, 변방의 낚시꾼만 찾던 수월봉에 올해만 해도 25만명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고, 이제는 오히려 주민들이 주차할 곳이 부족하다는 아우성을 할 지경이 되었다. 몇 년 전 그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요즘 주민들한테 무슨 소리 들으며 사는 줄 아느냐? “마을 이장 한사람이 설친다고 해서 될 일이냐? 농사도 제대로 짓지 않고 왜 그렇게 쓸데없는 일에 매달리냐” “지질공원 그거 해서 마을에 개발 못하게 막지나 마라그가 나에게 막걸리를 따라주며 했던 넋두리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그에게 그런말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 비록 그가 지금 이곳에 우리와 같이 있지만 않지만 오름을 깎고, 길을 뚫고, 큰 호텔이 없어도 수없이 많은 탐방객이 수월봉을 찾아오는 모습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좋은 오누이 수월이와 녹고의 전설이 서려있는 엉알길 절벽, 나는 약초를 따다가 떨어져 죽은 수월이를 그리워하며 흘렸던 녹고의 눈물이 나는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우리들의 눈물로 여겨진다.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다는 오늘날 제주 관광의 현실을 보며, 마을 주민이 마을의 가치를 먼저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관광이야 말고 진정한 제주도 관광의 미래임을 역설한 그의 지론이 다시금 옳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이라도 수월봉에서 동생 요새 무사 안 왔시냐라고 물을 것만 같은 그의 목소리가 귀에 들릴 듯 생생하다. 53세 짧은 인생을 살다가 갔고 이제 그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그가 수월봉 엉알길 절벽에 새겨둔 의미는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고 또 그리워 할 것이다.

고광훈 전 고산이장님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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