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라생태숲』 나도밤나무 잎 위에서 고개를 들어 올린 애벌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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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9-01 11:53:35 | 조회 | 1,351 회 |
작성자 | 산림휴양과 | 연락처 | 064-710-8685 |
살짝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 서있는 나도밤나무가 길쭉하고 넓은 잎을 살랑이더군요. 괜스레 눈길이 갔지요. 지난 6월 나도밤나무와 합다리나무 잎을 갉아먹던 푸른큰수리팔랑나비 애벌레가 떠올랐거든요. 지금쯤 나도밤나무 잎을 먹는 나비 애벌레가 하나 더 있는데 그 애벌레를 찾아볼 생각으로 나무 앞으로 슬쩍 다가섰습니다. 아! 운이 좋았습니다. 기대했던 나비 애벌레가 나도밤나무 잎 위에 떡하니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나뭇잎 가운데 맥에 길게 누워 머리를 아래로 향하여 찰싹 달라붙은 애벌레가 보이시지요? 머리 위에는 긴 돌기 두개가 각각 바깥을 향해 휘어있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이 애벌레는 ‘먹그림나비 애벌레’입니다.
먹그림나비 애벌레 또한 나도밤나무과(Sabiaceae) 나도밤나무와 합다리나무의 잎을 먹습니다. 1~3령 애벌레는 먹이식물의 잎 위에 자리 잡고 가운데맥을 남긴 채 잎을 갉아먹으며, 잎을 조각내 실을 토하면서 잎을 묶은 뒤 그 안에 머뭅니다.
4-5령 애벌레는 잎 위에 자리 잡고 건드리면 머리와 배끝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지요. 머리 위에 바깥쪽으로 휜 뿔 모양돌기를 지닌 애벌레가 고개를 들어 올려 얼굴을 좌우로 흔들어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설핏 어릿광대(삐에로)가 연상돼 피식 웃게 되지요.
애벌레의 모습과 빛깔이 인상적이라고 하지만 번데기에서 날개를 펼친 성충의 모습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애벌레의 모습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멋진 빛깔과 무늬를 지닌 나비가 되거든요. 성충은 한 해에 두 번 나타나는데, 5-6월과 7-8월에 볼 수 있습니다.
문득 지난 6월에 가지 끝마다 하얗게 탐스럽고 향긋한 향기를 지닌 꽃차례를 펼쳤던 나도밤나무가 떠오르는군요. 그 쯤 먹그림나비가 나도밤나무 주변을 맴돌았을 텐데 그 때는 왜 보지 못했을까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애벌레를 보았으니 특이하게 생긴 번데기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참, 조금 있으면 나도밤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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