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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비에게 휘둘려본 적 있는가?
작성일 2011-07-18 14:41:28 조회 989 회
작성자 관리자 연락처


안개가 살포시 낀 들판에 노루오줌 꽃이 만발했습니다.

연보라색 꽃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립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꽃이 저렇게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나비가 보이질 않습니다.




반면 노루오줌 너머에 핀 까치수염에는 나비들이 떼로 모여 있습니다.

흰뱀눈나비, 작은주홍부전나비, 은줄표범나비, 암검은표범나비, 흰줄표범나비,

산제비나비, 큰멋쟁이나비, 왕자팔랑나비 등등 정신없이 날아다닙니다.

“자~ 어느 녀석부터 찍어볼까?”하고 까치수염 쪽으로 다가가는데

꽃 위에 앉아있던 나비들과 숨어있던 나비들까지 일제히 날아올랐습니다.

“으악~!”

순간 저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요.

몇 마리가 제 얼굴을 향해 돌진을 했거든요.

상상을 해 보십시오.

온갖 나비들이 몸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혹시 나비에게 휘둘려본 적 있으신가요?^^;

사실 나비도 놀라고 저도 놀라서 허둥거리는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이었겠지만

어쩌면 방해꾼을 향한 나비들의 공격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비명은 행복한 공포의 비명이었습니다.




버드나무 가지처럼 늘어졌던 까치수염의 꽃차례가 어느덧 일자로 곧추섰습니다.

꽃이 피었던 자리에는 둥그스름한 열매들이 매달려 있더군요.

그런데 뒤쪽 꽃차례에 안 보이던 나비가 한 마리가 앉아있습니다.




푸른큰수리팔랑나비가 까치수염 꽃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팔랑나비 아니랄까봐 쉴 새 없이 팔랑팔랑 날아다닙니다.

뭐가 그렇게 급한지 꽃 하나에 진득하니 앉아있지도 않고

흡밀을 하는 동안에도 날갯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아! 노랑나비도 보이는군요.




아까 일제히 날아올랐던 나비들이 반대편으로 날아가서 다시 꽃에 앉았습니다.

거의 꽃차례의 꼭대기에만 꽃이 남아있는데도 나비가 이렇게 모여드는군요.

까치수염 꽃이 모두 지고나면 저 나비들은 또 어떤 꽃을 찾아서 날아갈지 궁금해집니다.

나비에게 휘둘려본 적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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