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판악코스에서 만난 은인 유완근님과 송충훈님께 감사드립니다.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성판악코스에서 만난 은인 유완근님과 송충훈님께 감사드립니다.
작성일 2018-06-18 20:18:51 조회 631 회
작성자 강영실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수원에 사는 강영실이라고 합니다.
지난 6월 14일(목) 짧은 여름휴가차 제주에 방문하여 혼자 한라산 등산을 하게되었습니다.
나름 복잡한 머리도 비울 겸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그나마 가장 무난하다고 판단한 성판악코스로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일찍 올라가 정상을 만끽하기위해 오전 6시 반부터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초반에 등산로는 매우 무난했습니다. 돌길이긴 했으나 경사도 없고, 해볼만 하다는 생각에 쉼없이 속밭대피소를 지날 때 쯤 왼쪽 허벅지 근육이 놀랐는지 한발한발 내딛기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기왕 시작한거 끝까지 해보자... 게다가 빠르게 저를 제쳐가는 다른 등산객들을 보고있자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여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에 입술을 깨물어가며 백록담에 올랐습니다.
한라산의 경치는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지금껏 가보았던 산들과는 정말 비교도 안될정도로 아름다웠고 쾌청한 날씨에 올라갈 때의 고통은 생각도 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내려가는 그 한걸음을 내딛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하산이 쉽지 않겠구나.. 큰일났다...
한걸음 한걸음이 눈물이 날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이를 악물고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진달래대피소 이후부터는 거의 5분마다 한번씩 쉴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졌지만, 혼자 올라갔기에 기댈 수 있는 동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돌계단을 하나씩 내딛다 속밭대피소가 코앞이라는 걸 알았지만, 제 다리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돌계단에 앉아 힘들게 숨을 고르고 있던차, 지나가던 유완근 한라산지킴이 어르신께서 괜찮냐고.. 걸을 수 있겠냐고... 본인의 스틱까지 제 손에 쥐어주시며 같이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미 한계에 다다라 간신히 걷는 절 보시곤 쓰레기를 수거하여 내려가시던 송충훈 직원분께 안내해 주셨습니다. 너무 창피하고 민망하여 제 힘으로 내려가 보겠다고 한사코 거절하는 저를.. 그 걸음으론 해지기 전에 내려가기 힘들다고.. 여자 혼자 위험하다고 챙겨주시는데 정말 눈물이 왈칵 날 뻔했습니다.
또한 송충훈 직원분은 민망해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저에게 환하게 웃어주시며 아까 지나갈 때 손 흔들지 그러셨냐며 많이 다치셨는지 물어봐주시고 흔쾌히 모노레일에 태워 주셨습니다.
제가 모노레일을 타자 그렇게 화창하던 한라산 날씨가 순식간에 안개와 어둠으로 무섭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레일을 타고 내려가며 바라본 등산로는.. 정말이지.. 제 걸음으론 3시간.. 아니 4시간으로도 하산하기 힘들어보였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돌길에 제가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날 제가 성판악코스 그 등산로에서 유완근 한라산지킴이 어르신과 송충훈 직원분을 못 만났다면 어찌됬을지 정말 아찔합니다. 정말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아름다운 한라산국립공원만큼 아름다운 분들을 만나 제가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뵙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리며 국립공원사무소 차원에서 이런 멋진 분들이 더 인정받을 수 있게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