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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한라산

12월 10일 - 한라산에 오르다..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12월 10일 - 한라산에 오르다..
작성일 2010-12-23 14:07:03 조회 4,512 회
작성자 정윤주

    제주도에서  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다. 귤 작업을 하다가 이틀은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의 관광 일정도 나름 좋겠지만 나와 필립보 수녀님은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대 자연에 푹 빠져보고 싶은 마음에 벌써부터 등산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루라는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우리가 선택한 곳은 한라산.


    인터넷으로 한라산에 대한 정보를 둘러보았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훼손이 심한 서북벽과 남벽분기점에서 정상에 대한 자연휴식년제 제도를 도입하여 탐방을 통제하면서 훼손지역에 대한 복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에 한하여 정상탐방이 허용된다고 한다. 여섯 개의 오름 코스 중에서 한라산 동쪽코스인 성판악탐방로는 관음사탐방로와 더불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을 오를 수 있는 탐방로이다. 한라산 탐방로 중에는 가장 긴 9.6㎞이며, 대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큰 무리는 없으나 왕복 19.2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안배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하산은 관음사 코스로 가능하다. 또한  이 탐방로의 특징은 백록담 정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숲으로 형성되어 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탐방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한라산 자생지인 구상나무 숲이 가장 넓게 형성된 곳이며 한라장구채 큰오색딱따구리 오소리 노루 등의 한라산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가방 안에는 물과 윗옷, 복희 언니가 준 쵸콜렛, 귤, 밥, 김치, 김..등을 준비하였다. 아이젠과 스켓츠가 꼭 필요하다 하여 다행이도 한라산 입구 휴계소에서 급하게 구비를 하였다. 싸고 좋은 것.. 물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게도 한 곳.. 물건도 딱 그거 그래도 마음에 들었다. 급하게 구입한 것이라 내심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었던가? 하는 마음에 잠시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우리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도구가 되어 주었다. 아이젠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소풍 나온 아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마냥 기쁘다. 홧팅! 출발하자구~


    휴계소에서 밖으로 나와 보니 사방이 새까맣다. 이른 새벽(?) 초행길 인데 너무 일찍 왔나? 시간은 6시 30분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씩 다리를 딛기도 겁이 나는데 마음에서는 "예수님~(도와주세요)" 소리가 절로 난다. 그렇게 헤메고 있는데 우연히 만난 두 분~ 사람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것도 모르는 처음보는 사람이었는데 용기를 내어 급한 내 쪽에서 먼저 "산에 가시면 같이 갔으면 좋겠는데요" 하며 그분들에게 말을 건네 보았다. 뜻밖에 너무나 반기는 두분 "그래요 함께 가시죠" 실은 그 분들도 처음에 우리를 보며 반가운 마음에 함께 여행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했다고 한다. 수녀님 이라는 이유 하나로...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만나게 된 두 분은 우리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안전을 지켜주고 도움을 주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주셨다.  감사 감사 감사


    형제님의 손전등에 의지하며 몇 걸음을 걸었을까? 날이 환희 밝아오더니 이제는 손전등도 필요 없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풀도 아닌 초록의 잎이 가득했다. 언뜻 보면 대나무 같았는데 하얀 줄무늬가 선명하게 테를 두르고 있었고 키가 아주 작았다. 동행해 주시는 자매님께서는 "조릿대라고 해요" 하며 조릿대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이렇게 만난 조릿대는 한라산 등반에 처음부터 끝까지 긴 여정에 온 사방을 뒤덮으며 우리를 반겨주는 듯하였다. 마치 손을 흔들어 길 안내를 해 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환영해요. 여기예요"라고 이야기를 건네오는 듯 하다.. 조릿대의 환영이 고맙고 감사했다. 한라산에서는 멀리서도 포근하게 산을 뒤덮은 조릿대의 풍경을 바라 볼 수 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제주 조릿대는 얼룩 조릿대라 한다. 새 순이 나오고 새 잎이 되고 하는 과정에는 잎이 다 녹색이지만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얼룩조릿대로 변한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본 조릿대는 조릿대 중에서도 얼룩 조릿대 였다.

         너무 환하게 해 뜨는 모습이 나무 사이에 비춰지면서 멋진 풍경을 자아냈다. "와~ 하느님" 가는 길 곳곳이 마냥 신기하고 놀라웠다. 이렇게 행복한 마음에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도 마음속에서 떠 올려 지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보니 사라오름 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였다. 사라오름은 지난 11월에 (16년 만에) 개방된 곳이라 한다. "우리 한번 올라가 볼까요?" 10시간의 등반을 앞에 두고 40여분의 사라오름 길을 올라갈까? 말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는데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우리 한번 올라가 보죠?" .. 실은 마음속에서는 조금씩 다리에 힘이 풀리며 12시 까지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또 마음이 허락을 하지 않았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여 사라오름 호수에 올랐다. "와~" "너무 멋져요" 호수는 물이 말라 바닥을 보이고 있었지만 주변에 나무들이 가득히 눈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었다. 정말 멋지게 피어오른 눈 꽃! 가톨릭 성가 2번의 "주 하느님 크시도다"라는 성가가 마음속에서는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발길을 돌려 내려오는 길에는 눈꽃이 녹아 나무에 모습이 변해가고 있었는데 정말 순간 이었다. 이런 멋진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 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종교는 다르지만 같은 주님을 모시는 네 사람이 모여 하루 종일 각자의 신앙 고백이 끝도 없이 이어지며 행복한 여정이 되었다. 또 길을 걸으며 이제는 여행길에 안전하게 깔아놓은 돌 계단이 조금씩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몇 시간을 걸었을까? 걷고 쉬고 또 걸으며 힘도 들었지만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멀리 보이는 구름들도 내 속을 뻥 뚤어 놓은듯 청명함과 깨끗함을 안겨 주었다. 자연과 하나 되어 내 속의 먼지를 다 털어 내는듯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제 주위의 모습이 또 새롭다.. 여기는 다름아닌 진달래밭 어슴프레 진달래 대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야호! 드디어 약속된 시간 전에 도착했다."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조금 넘은 시간. 너무너무 기뻤다.. 첫번째 목표로 삼은 진달래 밭 대피소에 도착을 하게 되어서. 진달래 대피소에는 12시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한라산 정상에 오르는 길을 통제한다고 한다. 이유는 겨울철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라고 한다. 옆에서 산을 많이 타 본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서 충분히 쉬었다 가야 한다" 여기 대피소에서는 따뜻한 물과 컵라면 두 가지 음식을 판매하는 작은 매점(?)이 있었다. 이렇게 멋진 대 자연을 바라보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의 맛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다시 오름을 시작 하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부터 한라산 정상 까지는 오르는 길이 다 보이고 올라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지어져 있어서 금방 오를 듯하였으나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오르는 길에 비해 계단이 더 높고 험하다고 해야 할까? 쉬고 걷고 쉬고 걷다가 큰 구름이 바람 따라 유유히 지나가는 모습도 바라보며 잠시 놓여 져 있는 나무 평상에 앉았다가 이제는 누워도 보았다. 와~ 끝도 없는 길이다..말로만 전해 듣던 화산섬이 보여지고 어디선가 꽈악 꽈악 까마귀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한라산에서 본 유일한 새 이다.  새하얀 겨울 산에 까만 까마귀가 계속해서 뭔가를 이야기 하는 듯 하였다.  "수녀님 나 배고파요~"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듯 하였다. 가방 안에 준비 되었던 빵을 한, 두개 집어 흰 눈에 올려 두었더니 이내 날아와서 입으로 물어간다 "그래 먹을 것이 없어서 이 추운 겨울에 어떻게 지낼까?" 안 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쉬고 또 걷다보니 이제는 까마귀가 우리를 쫒아 다니는 듯하였다. 이제는 큰 빵을 하나 건네 보았다. "까마귀야 이제 이게 있는 빵 다야.." 까마귀가 가까운 곳에서 후드득 나는 모습을 보니 순간 무섭기도 하였다. 빵을 주고 또 오르는데 이제는 "수녀님 이젠 배불러요..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이야기 하는 듯 새 소리가 달라졌다.. 괜히 뿌듯한걸.. 그래도 올라야 할 길이 멀다. 힘을 내자고~홧팅!


탐방로에서 보이는 오름 군락은 화산섬의 신비감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이제는 앞에 필립보 수녀님과 함께 동행 하던 자매님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또 걷다 보니 아까 오르던 길에 만난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고..그분들은 이제 하산을 하는데.. "얼마나 남았을까요?" 하고 물어 보니 "거의 다 왔습니다." 한다.. 거의 다 .. 거의 다는 얼마나의 거리를 말하는 걸까? 가까운 듯한 표현인데 그리 가깝지 않은 표현이 "거의다"가 되어 버렸다. 헉헉 대며 평소 앞산도 안 오르던 내가 오랜 만에 산에 오르려니 쉽지가 않았다. 숨도 차고 다리도 아파오고.. 산을 오르면서 안개가 더 짙어 지는데 걱정스런 마음도 들었다. 날이 흐리면 백록담을 볼 수도 없는데.. "하느님~ 도와 주세요"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드디어 정상 눈도 추운 바람에 깜밖이기 어려웠고 머리카락도 하얗게 얼어 버렸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눈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걷고 또 걸으며 얼마나 또 걸었을까..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야호!~드디어 도착했다. 한라산 정상에.." 백록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너무너무 좋았다. 부는 바람이 매서워도 가슴 벅찬 뿌듯함에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산 아래로는 구름만 가득하고 .. 그야말로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었다니.. 마냥 신비롭고 놀라웠다. "내가 있다는 놀라움, 하신일의 놀라움, 그 모든 신비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성경의 말씀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왔다.. 산 위에서 그렇게 바라다보고 있는데 서서히 구름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쩌면 ..  백록담을 볼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간절히 두 손을 모아 본다.. "예수님" 와~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새파란 하늘 모습과 함께 백록담 바닥이 환희 다 보여졌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다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행복해 하였다. "야호~ 예수님 감사합니다" "정말 큰 선물을 우리에게 주셨네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동동 구르며 이 행복한 마음을 어떻게 할 줄 몰라 하며 기뻐했다.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고 설레어 하며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가 이제는 내려가야 할 걸음이 아쉽고 아쉬웠다.


    그래도 오늘 저녁 6시 안에 하산을 해야 하는데 .. "어서 내려가죠" 모두들 아쉬워하는데 난 또 내려 가자는 말을 먼저 건네야 했다. 함께 동행했던 자매님께서 제일 많이 아쉬워하였는데 실은 나도 여기에 집을 지어 살고 싶을 정도로 환상 적이었고 큰 기쁨의 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내려가는 코스는 이제 관음사 코스 .. 이정표를 따라 길을 걷다보니 제주도가 한 눈에 다 보이는 듯 하다. 마을과 해안선 까지.. 정말 얼마나 높은 곳에 와 있는지 느껴지는 순간이다. 눈꽃이 얼어붙어 있는 우람한 고산목이 신선이 된듯 신비롭게 느껴지게 하더니 이제는 눈덮힌 구상나무 숲이 또 새롭다. 정말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체험이다.


    관음사 코스는 내려오는 길이 험하지만 한라산의 산자락을 환희 바라다 보며 내려올 수 있는 특징이 있어서 또 새로웠다. 성판악에서는 숲길을 걷고 또 걸으는 듯 하였는데 관음사 하산 길은 산 넘어 산이 보이고 또 가득하여 신비로웠다. 내려오는 길에 처음으로 만난 넓은 자리 쉼터.. 여기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산장이 있었던 자리라고 하는데 몇 년 전 산사태로 사라져 버려 안내 표지판에선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넓은 자리 터 였다.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였는데 한 쪽 아래에는 까마귀 떼가 가득하였다. 밥을 먹고 있는데 까마귀들이 쳐다보며 "먹을 것 좀 주세요" 하는 눈빛이다. 떡처럼 눌려진 하얀 밥에 김치, 김 이렇게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이었다. 밥을 먹고 까마귀들에게 과자를 부수어 던져 주고 또 길을 나섰다.


    관음사 코스에는 여러 가지 이정표와 자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었다. 또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표지판도 더 많이 있었는데 아마도 아이들(유아)의 자연학습 체험장 인 듯 하였다. 탐라계곡 사이에 놓여 진 길고 좁은 흔들다리는 지금까지 걸은 길 중에서 가장 무섭고 두렵게 느껴졌으나 높여져 있는 끈을 두손으로 꼭 잡고 앞만 보고 건넜더니 건넜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고 행복했다. 굴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아냈던 구린골을 거쳐서 자연 숲길을 따라 한라산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었다.


    남한에서는 가장 높다고 하는 (높이가 1,950m) 한라산 등반을 마친 우리들의 마음은 행복이 가득했지만 이젠 다리와 발바닥이 "이젠 좀 쉬어야해" 하고 아파오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리면서 몸의 추위도 느껴지고 따뜻한 방이 그리워졌다. "이젠 눞고 싶다..." 그래도 한라산의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니 정말 기쁘고 뿌듯했다. 꿈을 이룬 기쁨은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다. 따뜻한 이웃이 동행이 되어 주었고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이 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고 가슴 가득 놀랍고 신비로운 세상을 맛보았고 "이젠 마쳤다" .. 이렇게 큰 행복을 주신 주님께 감사 드리며 .. 우린 또  어느 날 다시 찾아 올 것 같다.

 

사랑한다 한라산..  


* 백록담 해발 고도에 따라 1.0 ℃ 안팎의 차이를 보일 만큼 온도 편차가 심할 뿐만 아니라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더 내려 간다. 또한 한라산은 수시로 안개가 덮히는데 이럴 경우 자칫 길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다리골절이나 체력소모로 인한 탈진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될 수 있으므로 그룹탐방을 하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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