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드리운 봄날까지도 드물게 남아 있는 설경

녹담만설(鹿潭晩雪)은 성산출일(城山出日), 사봉낙조(沙峰落照), 영구춘화(瀛邱春花) 등 계절의 변화에 따른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10곳을 나타내는 영주십경(瀛洲十景) 중 하나입니다. 이른 봄 녹담만설(鹿潭晩雪)의 절경은 산 아래로는 벚꽃과 유채꽃이 꽃 무리를 이루는데 반해 한라산에는 잔설이 있어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신비감을 더해주지요.

지난 4월 12일 한라산에 20cm 이상의 눈이 내려 대설경보가 발효되었는데, 이날의 눈 소식은 1994년 대설특보 제도가 도입된 이후 4월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되었답니다. 이어 23일에는 해발 1,500m 이상 고지대에 상고대가 피는 등, 녹담만설이 아닌 녹담춘설이 내리는 기상이변이 이어졌습니다.

2020년 4월 13일

2020년 4월 23일

1989년 4월 25일 제주신문

한라산엔 눈이 내리고 해안마을엔 초여름 날씨

한라산정에는 하얀 눈이 내려 쌓이고 해안마을이나 도심에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등 이상기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5월을 눈앞에 두고 한라산에 눈이 내리는 것은 극히 드문 일로서 제주에는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특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제주 지방은 예년보다 5~6도가 높은 25~26도 가량의 기온 분포를 보였는데 반해 한라산 1천6백고지 이상의 산간에는 때늦은 눈이 내려 6cm의 적설량을 보였다. 제주 측후소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원상으로 회복되며 기압골 영향을 받은 고지대에서 눈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하고, 그동안 높은 기온에 영향을 주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권에서 벗어나 오늘 오후부터는 예년 기온을 되찾겠다고 예보했다.

1981년 5월 13일 제주신문

여름·겨울 공존·····초하(初夏)의 한라산에 눈이

최고 기온이 25~26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으나 한라산 등반로 곳곳에는 지난 겨울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쌓여 있어 등반객들 눈길을 끌고 있다.

예년에 한라산 눈이 5월까지 남아 있는 경우는 대부분이 북쪽 골짜기 응달지에 조금씩 남아 있는 정도였으나 올해는 윗세오름(해발1745m) 남쪽 벌판과 장구목 남쪽 능선 등 남쪽 지역에 설원이 남아 있는 이변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수없이 한라산을 올랐던 산악인들도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기상변화는 제주측후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눈이 많이 내린데다 강추위가 겹쳤고, 또 봄장마기인 3~4월에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75mm가 적어 적산온도가 낮았기 때문에 한라산에 눈이 녹지 않은 것 같다고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