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38호 ‘강병대교회’.
제주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이 교회가 건립 52년만에 새로운 복음의 명소로 거듭난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육군 제1훈련소가 자리잡았던 곳이다. 당시 육군 제1훈련소 제9대 소장으로 부임했던 장도영 육군 소장은 훈련병들의 종교생활을 위해 1952년 9월 185평 부지에 교회를 건립했다. 이름은 강병을 기른다는 의미에서 강병대교회로 지었다.
국방부는 이 일대 75만6000평을 모슬포 군사유적지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마련중이나 현재 남아있는 유적 중 원형이 완벽하게 보존된 것은 강병대교회가 유일하다. 강병대교회는 현재 공군 8546부대가 관리하고 있다. 아담한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어 외형도 볼만하다.
강병대교회 입구에는 “1951년 3월21일 모슬포 육군 제1훈련소가 정식으로 출범된 이후 훈련장병들의 정신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당시 훈련소장이었던 장도영 육군소장의 협조로 교회가 건립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강병대교회는 이후 1965년 공군 제8546부대의 기지교회로 발족돼 부대장병들과 지역주민의 신앙생활 터전으로 자리잡았다. 또 신우학원을 설립,불우한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에게 고등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회는 후세들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의 쓰라린 과거를 알리는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가치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담당목사가 없어 관리가 부실해지면서 성도도 하나둘 떠나버리는 등 한동안 방치돼 왔다. 군목 손지승 목사 부임 이후 적극적인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회의 역사성을 눈여겨본 손 목사는 사진자료 수집에 착수, 30여점을 모아 지난 6월30일 역사전시관을 개관했다. 이 사진들은 교회 초창기 모습과 활동을 담은 소중한 역사자료들이다.
역사전시관 개관에는 당시 육군 제1훈련소에서 군복무를 했던 조국선, 허창희 장로의 도움이 컸다. 이들은 지휘관ㆍ군ㆍ교회ㆍ샛별유치원 관련 등 주제별로 사진을 모아줬다. 현재 강병대교회의 성도 수는 군 장병과 가족 등 20여명에 불과하다. 주민 성도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역사전시관 개관을 계기로 적극적인 전도에 나선다.
국방부와 남제주군이 추진하는 모슬포 전적지 관광자원화 계획에도 적극 참여해 강병대교회의 역사성을 알린다. 강병대교회가 문화관광지로 개발되면 성도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교회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 수 있게 돼 복음이 활성화되는 기초가 마련된다.
공군 제8546부대 이재원 군목은 “강병대교회는 역사적 배경으로 볼 때 단순히 교회사적 의미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전쟁을 이기고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에 한국 근대사적 가치도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