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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古阜) 이댁(李宅)선묘와 태종 강훈장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고부(古阜) 이댁(李宅)선묘와 태종 강훈장
작성일 2011-01-28 10:16:40 조회 404 회
작성자 관리자 연락처

옛날 고부(古阜) 이댁(李宅) 선조가 제주에 들어와 얼마되지 아니한 때 일이라 전한다. 그 집은 가계가 어려웠는데 또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 버리니 집안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그 집 홀로 된 부인은 집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였다.
그 여자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 집안을 발복시킬 길만을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한 나머지 남편의 묘자리를 잘 써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어느날 그는 열두어 살 난 아들을 불러 놓고는,
"얘야, 남들은 가계가 넉넉하니 아버지를 잘 모시려 육지부에 나가서 지관을 모셔다가 산터를 본다고도 하는데 우리는 그럴 여력은 없으나 어떻게 힘 닿는 데까지 해봐야 할 게 아니냐."
어머니는 아직 분수를 모를 아들을 앞에 놓고 말했다. 그러나 아들이라고 뭐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빈곤하게 살고 있지마는 그렇다고 아버지 모시는 일에 마음을 안 써서는 되겠느냐."
다시 어머니는 다그쳤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어디 잘 아는 지관을 모셔와야 하지 않겠느냐."
"어디 그런 분이 있습니까."
"저, 도원리에 강 훈장이란 이가 잘 보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내가 혼자 몸인 여자로서 직접 청하러 갈 수 있겠느냐. 그러니 네가 가서 청해오도록 하여라."
어머니는 아들을 강 훈장에게로 보냈다. 열두 살 밖에 안된 어린 처지였으나 어머니의 간곡한 말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강훈장이란 지관을 청해드리게 되었다.
강훈장이 어린 아이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서더니 곧바로 방안으로 들지 않고 뒷간으로 가서 잠시 있더니, 다음에는 외양간으로 가서 마굿간 속을 한동안 살피고 들어오면서, 자기를 모시고 온 그 아이에게,
"얘야, 저 소를 잡으십사고 어머니께 말씀드려라."
정말 엉뚱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때 그 집에 큰 소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그것도 그들네 소가 아니라, 부인 친정에 가서 병작으로 얻어다 기르는 소였다. 그런데 그 소를 잡으라니 어린아이 마음에도어처구니 없고 이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 저희 집엔 소가 없습니다. 저 소는 외삼촌댁에 가서 병작으로 얻어다 기르는 것이라서 잡을 수 없습니다."
아들은 솔직하게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그때 모시고 오는 손님을 맞으려 부엌에서 일을 보던 그 어머니가 나와서 손님을 맞으려는데, 아들과 주고받는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얘야, 이리 좀 와라."하고 아들을 급히 부엌으로 불러 들였다.
"얘야, 아무 말 말고 소를 잡겠다고 하여라."
어머니는 다급하게 아들에게 지시를 하였다.
"아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에게 소가 어디 있습니까. 저 소는 외삼촌네 소가 아닙니까."
"그래도 잡겠다고 그래라. 이 에미가 다 알아서 할테니."
아들은 어머니 말에 따라 부엌에서 나와서는 강 훈장에게 소를 잡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동안 어머니는 친정으로 줄달음쳐서 갔다. 손 아래인 동생을 보고 사정을 하였다.
"동생, 딱한 사정이 있어 왔네."
"누님, 무슨 일입니까."
"저 매부의 묘자리나 볼려고 지관 어른을 청해왔는데, 하 글쎄, 소를 잡으라 하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아."
동생은 누님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누님, 잡으라고 하면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소를 잡으십시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면서 집으로 달렸다. 그런데 뒤이어 그 동생이 백정을 데리고 누님네 집에 나타났다. 그래서 소를 잡았다.
강훈장은 소를 잡아 대접하는데도 한 마디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방안에 드러 앉아서 대접만 받았다. 산 자리를 보려는 눈치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하면서 소 한 마리를 혼자서 몽땅 먹어치우고서야,
"어서 들에 갈 차비를 차리게."하면서 그 어린 아이에게 말했다.
강훈장은 어린 아이를 데리고 들로 나섰다.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지금 안덕면 창천리 윗 지경인 "거린오름"이란 데에 이르러서 한 곳을 정해 주면서,
"야, 소 백마리는 치를 곳이다. 그런데 내가 한 마리를 먹어버렸으니, 어떻든 소 아흔 아홉 마리는 부릴거야."
이렇게 딱 한 마디 해두고 자기가 앞장을 서서 내려와 버렸다.
아이는 그 곳에 아버지를 이장하여 모셨다. 그런데 과연 그 당대에 부자가 되어 소 백여 마리를 집에서 기를 정도로 발복하였다. 지관은 먹은 만큼 산자리를 봐 준다는 말이 바로 이런 데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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