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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안녕과 공동작업의 안전 · 번영을 기원하는 무속적 의례를 공유하는 신앙공동체였다.

방사탑의 유래

방사탑
방사탑은 마을 어느 한 방위에 어떤 불길한 징조가 비친다거나 아니면 어느 한 지형이 비교적 虛(허)하다면 그러한 허한 방위를 막아야 마을이 평안하게 된다는 속신에서 쌓아 올린 탑이다. 탑을 쌓아 올릴 때는 그 속에 밥주걱이나 솥을 묻고, 그 위에 돌담을 사람의 키 높이 이상 쌓아야 된다는 것이다. 밥주걱을 묻는 이유는 솥의 밥을 긁어 담듯이 외부의 재물을 마을 안으로 담아 들이라는 뜻이요, 솥을 묻는 것은 솥은 무서운 불에도 끄덕 없이 이겨내는 것이니 마을의 재난을 방액해 달라는 뜻에서 이루어진 유감주술적인 사고다.
 

이 방사용 돌탑은 전통적으로 ‘방사탑’으로 부르지 않았다. 마을에 따라 ‘탑’, ‘답’, ‘거욱대’, ‘거왁’, ‘극대’, ‘까마귀’, ‘가마귀’, ‘거오기’, ‘가매기동산’, ‘거윅’, ‘가막동산’, ‘가마귓동산’, ‘액탑’, ‘매조자귀’ 등으로 불렀다. ‘방사탑’은 이러한 개별 명칭들을 통칭하는 학술적 용어라 할 수 있다.
마을에 따라서는 ‘탑’을 ‘거욱대’와 구분하기도 한다. 영평하동은 풍수지리학상 정남향이 상여(喪輿)를 메고 가는 형상이고, 북서쪽은 허해 마을에 재앙이 생긴다 하여, 이를 막기 위해 ‘남대북탑(南坮北塔)’으로 2기를 쌓았다. ‘남대북탑’이란 ‘북쪽에는 탑을 세우고, 남쪽에는 거욱대를 세웠다’는 말이다. 탑은 돌만을 쌓은 것이고, 거욱대란 돌을 쌓은 뒤 그 위에 석상이나 자연석, 새 등의 조형물을 올려놓은 것을 말한다. 조형물에 따라 달리 불리기도 한다. 영평하동의 거욱대는 돌탑 위에 돌하르방류의 석상이 세워졌었는데 지금은 분실돼 남아 있지 않다.

성산읍 시흥리 바닷가에도 돌탑 위에 돌하르방이 세워져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 탑을 ‘거욱대’, ‘돌하르방’, ‘영등하르방’으로 부른다.
제주시 이호동 골왓마을 방사탑 5기 중 북쪽 4기는 상부에 아무것도 없는 돌탑이고, 남쪽 1기는 돌탑 위에 새모양의 ‘十’자형 나무 조형물이 꽂혀 있다. 이것을 ‘가마귀’라 부르는데, 이 ‘가마귀’가 ‘까악까악’ 소리질러 궂은 것이 무서워 도망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가마귀’를 석축 위에 올려놓아 재앙을 미리 막았다. 가마귀는 비바람에도 좀처럼 썩지 않는 비자나무나 참나무 등을 이용했다고 한다.
용수리에는 방사탑 2기가 포구 좌우에 세워져 있는데, 탑 위에 새 부리 모양과 닮은 돌이 놓여있기 때문에 ‘매조자귀’ (혹은 ‘매주제기’)라 부른다.
방사탑을 쌓아 올릴 때는 그 속에 ‘우금’(밥주걱)이나 솥을 묻고 그 위에 돌탑을 사람의 키 이상 쌓았다. 밥주걱을 묻는 이유는 솥의 밥을 긁어 담듯이 외부의 재물을 마을 안으로 담아 들이라는 뜻이고, 솥을 묻는 것은 솥이 무서운 불에도 끄떡없으므로 마을의 재난을 방액(防厄)해 달라는 뜻에서 이루어진 주술적인 사고에서 기인한 것. 풍년이 들어 1년 내내 양식 걱정 없이 솥에다 밥을 해먹을 수 있는 부자로 살고 싶다는 염원을 담기도 했다.
무릉리 방사탑은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밭갈이에 소용되는 쟁기의 볏과, 보습, 솥을 묻었다고 한다. 방사탑은 주변의 조화를 고려하며 축조했는데 좌우, 음양, 남북 대칭으로 쌓는 것이 보통이다. 허한 방위의 좌우에 한쌍으로 탑을 축조하거나 ‘남대북탑’처럼 방위를 고려하기도 하고, 음양(陰陽)을 고려한 축조형태도 보인다.
예를 들어, 골왓마을 북쪽 4기의 탑들에선 음양의 기운이 보인다. 탑의 윗부분을 봉긋 솟아오르게 쌓은 것은 양(陽)을 상징하여 남성에 해당하고, 반대로 살짝 패인 것은 음(陰)을 상징하여 여성에 해당한다. 양을 상징하는 탑 1기와 음을 상징하는 탑 3기가 땅의 기운과 조화를 이룬다. 방사탑은 마을 사람들이 필요한 비용을 분담하고, 돌을 나르고 쌓는 공동 작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타지방의 ‘장승’이나 ‘솟대’와 같이 마을의 방사(防邪) 기능을 하면서도 제주공동체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제주시 신산공원에 세워진 ‘4ㆍ3 해원방사탑’은 이러한 방사탑의 의미를 되살린 뜻깊은 탑이다. 1998년 4ㆍ3사건 50주년을 맞아 4ㆍ3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제주땅에 ‘4ㆍ3사건’과 같은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도민 한 사람 한 돌 쌓기’ 운동을 전개해 축조한 ‘4ㆍ3 해원방사탑’은 직경 4m, 높이 7m의 대형탑이다. 탑 하단에 4ㆍ3 피해신고실에 등록된 피해자 명단과 4ㆍ3 50주년 행사관련 자료를 담은 단지를 묻었다. 4ㆍ3 역사를 되새기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각종 4ㆍ3 행사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명칭과 기능

육지의 장승과 솟대 신앙은 그 명칭과 기능면에서 제주도의 방사탑이나 돌하르방의 속신과 서로 유사하다. 육지에서는 장승을 '장승', '벅수', '장군석', '법수' 라 하며, 제주도에서는 '돌하르방', '돌장승', '벅수머리', '우석목' 이라 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솟대를 '솟대', '짐대', '진대', '오릿대', '솔대' 라 하고 제주도에서는 '거욱대', '거왁', '극대' 라 한다. 육지에서 '탑'은 '미륵' 과 함께 '장승' 의 기능을 가지고 장승으로 분류되며 장승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거욱대' 와 탑은 동일한 기능을 갖는 것이다. 육지부 석장승의 영향으로 돌하르방이 만들어졌으나, 방사탑의 속신은 육지의 장승·솟대신앙과 비슷하다. 방사탑은 육지부의 솟대와 같은 기능을 지니며 장승이나 미륵신앙의 흔적도 보인다.

탑은 보통 좌우, 음양, 남북 대칭으로 쌓는 것이 보통이며, 탑 위예 새의 형상을 한 돌이나, 사람의 모양을 한 석상을 세운다. 그리고 그 명칭을 '거욱대' 와 동일시하거나 '南坮北塔' 즉 '남쪽에는 탑을 세우고, 북쪽에는 거욱대를 세웠다' 고 하여 그 모양을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방사탑은 장승, 솟대, 미륵돌의 기능 일부를 지니고 있다. 탑을 마을의 허한 방향에 세우면, 액운과 살을 막아 준다는 풍수지리적인 '방사의 기능' 과 함께 마을의 안녕을 보장하고 수호하며 전염병의 예방, 화재 예방, 해상의 안전과 아이를 낳게 하고 보호해 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참고문헌
  • 제주도(1998), 『제주의 문화재』(증보판).
  • 제주도(2003), 『제주관광메뉴얼 Jeju』.
  • 정은선(1998), 「방사탑」, 『제주학』제2호, 제주학연구소.
담당부서
세계유산본부 세계유산문화재부
담당자
김영란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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