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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신화

여산부인

여산부인은 부엌신인 조왕할망신이다. 여산부인의 식구들도 모두 집과 관련된 신으로 좌정했다.
여산부인에 관한 이야기는 일반본풀이 중 하나인 '문전본풀이'에 잘 나타나 있으며, 평안도의 '성신굿', 함경도의 '살풀이', 전라도의 '칭성풀이' 등과 내용 면에서 비슷하다.

옛날 여산 고을의 여산부인과 남선 고을의 남선비가 혼인하여 7명의 아들을 낳고 살고 있었다. 식구는 많아 생활이 어려워지자 여산부인은 남선비에게 장사를 하자고 권하게 된다. 남선비는 여산부인이 마련해준 장사 밑천을 갖고 오동고을로 간다. 남선비가 오동고을에 배를 대고 들어서자 주막집 딸인 노일저대 귀일의 딸이 애교를 떨며 남선비를 홀린다. 남선비는 여산부인이 마련해준 돈을 모두 놀음으로 탕진하고 귀일의 딸을 첩 삼아 살게 되었다. 돈이 없으니 초라한 움막집을 지어 살며, 귀일의 딸이 조금씩 가져다주는 겨로 죽을 쑤어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였다. 남선비는 먹는 것이 부실해서인지 눈까지 멀게 되었다.
3년을 기다려도 남선비가 돌아오지 않자 여산부인은 직접 남편을 찾아 오동고을로 간다. 남선비를 찾아 헤매다 새를 쫓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아이가 "요 새 저 새, 너무 약은 체 말아라. 남선비 약은 깐에도 노일저대 귀일의 딸 호탕에 들어 수수깡 외기둥 움막에 앉아 겨죽 단지 옆에 끼고, '이 개 저 개 주어 저 개' 쫓고 있다. 요 새 저 새 주어 저 새!"라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산부인은 남선비의 이야기인지라 아이에게 노래를 한 번 더 불러달라고 하고는, 남선비가 사는 곳을 물어 찾아간다.
남선비의 집을 찾아 낸 여산부인은 하룻밤 묵어가자고 들어가, 남선비에게 정성껏 밥을 지어 올린다. 눈이 어두운 남선비는 부인이 찾아온 줄도 모르고 상을 받는데, 그제서야 여산부인은 자신을 밝히고 회포를 푼다. 집으로 돌아온 귀일의 딸이 이 광경을 보고 화를 내자 남선비가 큰부인이라 소개하니 상냥하게 대한다. 그러고는 여산부인에게 주천강 연못에 목욕이나 하러 가자고 꾀어 등을 밀어주겠다고 하고는 여산부인을 못에 빠뜨려 죽여버린다. 그리고 자신이 여산부인인 것처럼 꾸미고, 남선비에게 귀일의 딸이 행실이 괘씸하여 죽이고 왔다고 말하고는 남선비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고향에 도착한 어머니를 본 아들들은 집도 못 찾아가고, 아버지의 상과 아들들의 상도 구별하지 못하는 귀일의 딸의 행동을 보고 여산부인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아들들의 눈치를 알아챈 귀일의 딸은 아들들을 모두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먼저 남선비 앞에서 배가 아파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며 점을 봐다 달라고 한다. 남선비가 점을 보러가자 노일저대는 점쟁이로 변장하고 "일곱아들의 간을 먹여야 병이 낫는다."고 말한다. 점을 여러 번 보았으나 노일저대가 변장한 점쟁이의 입에서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남선비는 할 수 없이 아들들을 죽이기로 하고 은장도를 간다.
마침 남선비의 집에 불을 빌러 갔던 뒷집 할망이 이런 사실을 아들들에게 알려준다. 한참을 울던 아들들은 난관을 헤쳐갈 방법을 생각하는데, 별 수가 없었다. 막내아들인 녹디셍이가 형들에게 숨어 있으라 하고 아버지에게 자신이 형들의 간을 내어 올 테니 그것을 먹은 어머니가 병이 나아가면 자신까지 죽이라고 한다. 남선비는 그리하기로 하고 녹디셍이에게 칼을 준다.
아버지에게서 칼을 받아 형들과 함께 산 속으로 들어간 막내아들이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여산부인이 나타나 이쪽으로 달려오는 노루를 잡으라고 말한다. 아들들이 꿈에서 깨어보니 노루 한 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 노루를 잡으니 뒤에 산돼지 일곱 마리가 내려온다. 어미는 남겨두고 새끼 여섯 마리를 잡으라고 한다. 녹두셍이는 그 새끼 산돼지의 간을 내어 형들에게 밖에 있으라 하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귀일의 딸에게 간을 주고 나서 방 밖으로 나와 창호지를 뚫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녀는 피만 입술에 바르고 먹는 체하고 간은 모두 자리 밑에 숨기는 것이었다. 막내아들이 다시 들어가 '이제 괜찮으십니까?' 하고 묻자, 귀일의 딸은 '좀 나아지긴 했으나 하나만 더 먹으면 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자 막내아들은 귀일의 딸의 자리를 들춰 숨겨놓은 간을 찾아내고는 형들을 불러낸다.
이에 놀란 남선비는 정낭에 부딪혀 죽어 정낭신이 되고, 노일저대 귀일의 딸은 도망치다 변소에 목을 메고 죽어 측간부인(변소 신)이 된다. 아들들은 죽은 귀일의 딸의 두 다리를 변소의 디딜팡을 만들고, 머리는 돼지 먹이통을 만들고, 머리카락은 잘라 바다에 던지니 페(해조류)가 되고, 입은 솔치, 손·발톱은 쇠굼벗·돌굼벗, 배꼽은 굼벵이, 항문은 전복이 되었다. 그리고 육신을 빻아서 던지니 바람에 날려 각다귀·모기가 되었다.
아들들은 환생꽃을 구해다가 주천강 연못에 가 여산부인을 살려내고, 어머니가 죽어 누웠던 흙으로 시루를 만들어 하늘에 축원을 한다. 한 명에 하나씩 시루에 구멍을 내니, 그때부터 시루 구멍이 7개가 되었다고 한다. 여산부인은 죽었을 때 차가운 물 속에 오래 있었다 하여 하루 세 번 따뜻한 불을 쬐는 부엌의 신인 조왕할망이 되게 하고, 아들들은 위로 다섯 명은 각각 집의 동, 서, 남, 북, 중앙을 지키게 되었고, 여섯째는 뒷문전(門前), 막내는 문 앞의 일문전(一門前) 신이 되었다.

참고문헌
  • 현용준(1976),『제주도 신화』, 서문당
  • 현용준(1988),「부엌신 여산부인」,『제주여인상』, 제주문화원
  • 장주근(2001),『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 도서출판 역락
  • 제주도(1985),『제주도 전설지』
  • 김순이(2001),『제주도 신화와 전설1』, 제주문화
  • 김순이(2001),『문화, 영웅으로서의 제주 여신들』
  • 고대경(1997),『신들의 고향』, 도서출판 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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