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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짱가" 백종주씨를 칭찬합니다. ^-^ 게시물 상세보기
제목 한라산 "짱가" 백종주씨를 칭찬합니다. ^-^
작성일 2006-11-08 21:33:24 조회 2,869 회
작성자 김지영

 


 무식한(?) 두 모녀 한라산을 가다..


11월 6일.


"소속" 만 산악회 회원인 저희 엄마와 15분이면 정상을 볼 수 있는 뒷동산도 일 년에 한 두번


오를까 말까 망설이는 제가 제주도에 온 기념으로 한라산을 등반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고 한라산에 대한 전무한 지식으로 저희 모녀는 하필 그때 무대포 용기가


나는 바람에, '에그~죽기야 하겠어?' 란 말을 쉽게 내뱉고 올라갔다 '에우~죽기밖에 더한다!' 하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검은 돌, 까마귀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짱가!


올라가는 산행 길은 정말 저에겐 고행 길 이었습니다. 남들은 경치가 좋으네, 날씨가 좋으네 파이팅


하시며 잘들 오르시는데 저는 왕초보 운전자가 바로 코앞의 차와 신호등만 보이듯이 온 신경이


땅 밑으로 쏠렸습니다.


그래서 오르는 내내  검은 돌 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검은 돌만 6시간을 보며 걷자니 머쓱머쓱


멀미가 나고 이가 부득불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한라산 간다고 그럼 도시락 싸서 말려야겠다.]  [아니다, 한라산 앞에 바리게이트 치고


농성이라도 한판 해야겠다.] 얼굴도 검어지고, 마음도 검어지는 생각으로 정상에 다다랐을 땐


집채 만 한 까마귀까지....눈앞이 깜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입산 통제 시간을 넘겨 꼴찌로 도착한 정상은 안개로 가려져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조차 없었고,


산을 정복했다는 보람은 커녕 내려가야 할 길이 막막했습니다.


안 쓰던 근육이 놀랬는지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너무 아파 도저히 내려 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살고 싶은 마음에 주저앉는 다리를 이끌고 절뚝절뚝 내려가기 시작했고,


엄마는 옆에서 초죽음이 된 얼굴로 혼란스러워 하셨습니다. 


날은 곧 어둑해지고, 비와 바람으로 거세진 날씨와 이 상태로 강행을 하기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 119를 부르자고 마음먹고 있을 때 드디어 짱가가 나타납니다. 뒤에서 궁시렁 대면서...ㅋ


사실 궁시렁은 농으로 한 표현이고 좋은 충고들뿐이었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올라오면 안 된다. 내려갈 때도 생각해야지." 하시면서요.


말소리에 눈을 들어 보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때까지 온통 '검은' 것에 이를 갈고 있던 저는 짱가 백종주씨도 한라산 직원 분이신 줄


모르고 그냥 동네에 흔히 있을 법한 참견만 실컷 하고 도움 안 되는 실속 없는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그 분이 등을 내미시며 업히라고 하는데 그 말이 저에겐 꼭 '같이 죽자' 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가뜩이나 우박과 비가 쏟아져 돌도 미끄러운데 나까지 업고 내려갈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은 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아픈 다리와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죽는 셈 치고 업혔는데 그 험한 돌 위를 계단 내려가듯


성큼성큼 걷는 것을 보고는 그 분의 실체가 그때야 비로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짠' 하고 나타나는 짱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달래 밭 대피소..


엄마가 먼저 진달래 밭 대피소에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저는 백종주씨의 등에 업혔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쉬는 동안 발목에 응급처지까지 받고, 저희 모녀가 2시간 30분 만에 오른 길을 단 4~50분


만에 진달래 밭 대피소까지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진달래 밭 대피소에서 추위에 곱은 다리와 손을 녹이게 해 주시고 내려갈 땐 춥다며 두꺼운 옷까지


친히 챙겨주신 유진호님 외에 두 분 (성함을 여쭤보지 못해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곳은 정말 볕이 잘 드는 4월에만 피는 진달래처럼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한라산 KTX를 타고 내려오다..


백종주씨와 위 분들의 도움으로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완전무장한 엄마와 저는 입구까지 연결 된


레일을 타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레일은 KTX 마냥 초고속을 자랑하진 않았지만  신뢰할 수밖에 없는 기장 백종주씨가 뒤에


버팀목처럼 떡 버티고 운전하시니 그보다 더 든든할 수가 없었고,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어우러져


편하고 쾌적한(?) 자세로 맘 편히 내려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라올 때 보지 못했던 풍경들도 원 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대나무 잎 하나하나, 농익은 단풍잎 하나하나, 어찌 그리 곱고 예쁠 수가 있던지..


이렇게 아름다운 산을 검은 산으로 기억 할 뻔 했던 저에게 백종주씨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체험, 삶의 현장(?) 까지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또한, 저희 모녀뿐만 아니라 뒤쳐진 사람들도 일일이 체크하고 인솔하시는 모습 역시 진정한


'짱가' 다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종주씨..


성판악 입구까지 평안히 내려오게 해 주신 것만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데 백종주씨는 친히


자신의 차로 저희 모녀가 묵고 있는 호텔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시고,


생명의 은인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 저녁이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은 저희의 성화를 


한사코 마다하시고는 나타날 때처럼 또 '짠' 하고 사라지셨습니다.


[찾아가는 서비스, 절대 책임 보장,  만족감 100%] 여느 A/S의 과장된 문구가 절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위안으로 만족감 200%를 보여주신 백종주씨와 경황이 없어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 한라산 직원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한라산에 가고자 하시는 분들 걱정 붙들어 매고 가라고 <단, 올라갈 땐 내려갈 때 생각도


해 가며, 자기 몸 상태 봐 가며 올라가야 한다는 것>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짱가'  백종주씨가 거기 있음으로...  


이런 분은 정말 [짱가 상]이라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겨우 글 한 줄로 그 고마움을 보답하기엔 너무 턱없고 염치없는 줄 압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하는 마음 평생 간직하며 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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