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개관 기념 문예작품 공모 장려(성인 운문) 탑동 세탁소 | ||
---|---|---|---|
작성일 | 2021-12-08 16:59:44 | 조회 | 60 회 |
작성자 | 문화정책과 | ||
탑동세탁소
양 웅
건너편 편의점 피치파라솔에 앉아 제일 크고 비싼, 그래봤자 컵라면과 마주한다. 젓가락질을 할 때마다 쏴아 파도소리를 불며 국물로만 미련을 남기고
바람은 골목 끝에서 길을 찾듯 수입맥주 만원에 4개, 현수막만 연신 흔들어 댈 뿐 절대 걸음을 옮기지 않는다.
헤어짐의 섭섭함이 만남의 기대로 바뀌는 밤이면 조용히 파도는 방파제를 넘어와 하얀 거품을 풀어 빨래를 하고 바다는 비를 거꾸로 타고 오르는 고사리처럼 미련을 말려 내일을 입힌다.
욕실의 칫솔마저 등을 돌린 부부처럼 양 팔 끝에 이를 악문 빨래집게 사이로 바람은 밤을 새워 구겨진 하루를 다림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