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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풍물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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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신담(俗信談)
작성자 관리자 조회 521 회

   속신담이라고 함은 금기담(禁忌談), 길흉담(吉凶談), 예조담(豫兆談)을 포괄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설정한 용어이다. 이들 속신담 가운데는 속담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상당수 있지만, 실제로는 속담과 별개의 것으로 분류된다. 이유인 즉 속담에 비해 공감대 형성면에서 통속성이 결여되는 것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때 비과학적이고 낙후된 미신이 낳은 우매성의 소치로 알고 무시된 바 있다.

   그러나 선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운신의 방식과 형상이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심을 갖고 비과학의 과학성(비합리의 합리성)을 인식하고 과거를 재조명하는 언어 유산으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선인들의 독특한 인습과 관행(慣行)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 주목된다는 말이다.
앞의 속담에서도 그랬지만, 이 곳 소섬의 환경과 주민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하여 형성된 것들 가운데 돋보이는 것을 골라 살핀다음 나머지는 금기담, 길흉담, 예조담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① 애기 낭 후탈호는 사름은 똔 사름 애기 난 디 안 간다.
  (애기 낳고서 후탈하는 사람은 딴 사람 애기 난 데 안간다.)
② 반함때 써난 사발광 소까락은 삼년상 지날 때꼬지 쓴다.
  (반함(飯含)때 썼던 사발과 숟가락은 삼년상 지날 때까지 쓴다.)
③ 물 아래서 거북광 눈 마주청 고마니 시민 소망 일곡, 피행 도라나불민 소망 엇(읏)나.
  (물 아래서 거북과 눈 마주쳐서 가만히 있으면 재수좋고, 피해서 도망쳐 버리면 재수없다.)
④ 쉐나 행상 시꾸민 큰 궤기 나끈다.
  (소나 행상 꿈꾸면 큰 고기 낚는다.)

   위 ①은 산속(産俗)을 드러낸 금기담이다. 지금도 이따금 눈에 띄지만 집안에 어린애가 태어나면 금줄인 새끼를 일부러 왼쪽으로 돌려 꼬아서 마당어귀에 가로매어 놓는다. 아무나 출입해서는 안 된다는 알림이다. 빠르면 7일, 보통은 15일에서 21일동안 걷지 않고 그대로 매어두는 것이 통례이다. 그 금줄이 걸려져 있는 한은 가족이외의 사람이 출입이 통제된다. 더구나 초상집에 드나들었을 경우는 한 집안 가족도 산모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삼간다. 이와 같은 금기사항을 외면했다가는 삼승할머니의 노여움을 사서 유아나 산모에게 해가 미치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산후 몸조리에 이상이 생겨서 질병끼가 있는 여인네가 방문하면 그 사람을 닮아 후탈이 생긴다고 믿고 잘 지켰다고 한다.

   ②는 상례에서 나온 속신어이다. 사람이 죽어서 입관하기 전에 염습과정이 치러진다. 그때 수의를 입히고 마포로 시신을 싸서 12마디로 묶게되고 시신의 입안에는 그릇을 넣어 물에 불린 쌀 21방울을 7방씩 3번에 나눠 떠 넣는데, 그 쌀을 물리는 것을 반함(飯含)이라 한다.

   본도에 전해지고 있는 재래식 상례에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반함을 떠 넣는 것은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버드나무가지로 만든 유도(柳刀)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곳 소섬에서는 직접 숟가락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그때 사용했던 그릇과 숟가락을 삼년상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이채롭다. 지금은 장례후 백일 탈상도 있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소상과 대상까지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의례로 여겼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에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삭망제(朔亡祭)를 지냈고 혼백을 모신 상에는 매일 아침·낮·저녁으로 세 끼의 식사를 올리는 것을 거르지 않았다.

   ③은 잠수들이 바다 밑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 겪는 길흉담이다. 예나 지금이나 거북은 용궁의 사자로 알고 상서로운 동물로 대하기 일쑤이다. 지금도 이곳 소섬에서는 바다속에 자맥질해서 보면 거북이가 물 밑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볼수 있게 된다. 그 순간 거북의 눈과 한참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재수가 좋을려면 용케도 도망치지 않고 서로 시선을 맞대고 쳐다보는 눈맞춤의 순간이 이어진다. 그런 날은 전복과 소라 등 해산물 채취량이 이외로 많아 수익을 올리는 행운이 따른다. 반대로 잠수가 앞에 당도하면 쳐다보기는 커녕 머리를 돌려 도망쳐 버릴때는 재수가 없어서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잠수출신인 강순옥(71세)과 강경숙(63세) 여인의 말에 따르면 이따금씩 거북이가 죽어서 해변에 밀려오면 그것을 잘 묻어주는 뒷처리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결국 물질의 안녕과 수익을 기원하는 의례적 관행이라는 것이다.

   ④는 해몽을 통한 어로의 행운을 예견하는 징조담이다. 꿈 속에 나타나는 소가 크면 클수록 대어를 낚을 징후로 여겼고, 사람의 시신이 운구되는 상여를 꿈꾸어도 어획량이 많게 된다는 것이다. 같은 꿈이라도 '큰 쉐 이껑 들어와 베민 큰 궤기 나끈다.(큰 소를 이끌고 들어와 보이면 큰 고기 낚는다.)'고 해서 황소가 등장하면 더 길몽으로 여기고 있다. 잠수들은 잠수들 대로 '쉐똥을 주서 베민 거펑뗀다.(소똥을 주어 보이면 큰 전복뗀다.)'고 해서 좋아한다.

   행상의 문제는 현대산업사회에 있어서도 시신을 담은 관인 경우 문명의 이기인 비행기인데도 그 관을 시르면 재수가 좋다고 해서 기꺼이 운반해 주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것 같다. 상점에서도 두건을 썼거나 복치마를 입은 상주가 물건을 사고나면 재수가 좋아 물건이 잘 팔린다고 환영한다.  

   이렇듯 이곳 소섬은 본도와 맥락을 함께 하는 문화공동체이지만, 파고들면 고유의 이채로움이 있다. 아무리 동질성의 문화공동체라고 하더라도 하나하나가 다 같을 수만은 없다. 그 지역 나름의 풍토성에 대응하는 주민의 삶의 생태에 따라 구비전승물의 양상도 달리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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